○ 웃음동산

선녀와 나무꾼.

민들레@ 2010. 2. 7.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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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선녀에게 들킨 나무꾼 이야기 ㅡ

옛날 어느 깊은 산골 마을에
늙은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아가는
노총각인 까마구가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무를 하러 간  까마구
지게가 부러지라 한 짐 가득 나무를 해 놓고는



언제나 그랬듯이 더위를 식히려
선녀탕에 들어가 목욕을 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가 
 까마구가 목욕하는 장면을 보고 말았다.
"어머나, 건장한 남정네가 목욕을 하고 있네!"


선녀에게 들킨 까마구는 우선 바지로 고추부터 가렸다.


그런데 선녀를 쳐다본  까마구
선녀의 모습이 너무나 착하게 보였기에
바지로 고추를 가린 체 선녀에게 애원했다.

"아름다운 선녀님께 한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못생기고 무식한 까마구랑 결혼해 주시지 않겠습니까?
그리하여 어머니께 따뜻한 밥을 만들어 주실 수는 없겠습니까?"

그러자 듣고 있던  선녀가 말했다.
"좋다! 그렇다면, 한가지 확인을 해야겠다.
바지를 쥐고 있는 오른손을 당장 놓아 보아라!"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는 까마구
선녀가 시키는 대로 오른손을 놓았다.
그러자 선녀가 생긋이 웃으며 다시 말했다.

"이번엔 왼손을 놓아 보아라!
이 관문을 통과하면 너를 따라가겠다."


선녀가 시키는 대로 왼손을 놓자.
선녀가 흡족한 듯 생긋이 웃으며 말했다.
"바지가 걸려 있구나, 그래 너를 따라가겠다!"


"아니? 바지가 걸려 있다고?"
영문을 모르는  까마구는 놀랐지만





어쨌든  까마구는 꿈을 이루었다.
그래서 선녀의 손을 잡고 내려오는데
그 다정한 모습을 영점일톤에게 들키고 말았다.

"저 그림은 뭐지?"


꼬치꼬치 캐묻는  영점일톤에게  까마구
선녀탕에서 있었던 일들을 다 얘기했다.


"뭐라고? 그런 일이 있었다고?
그래서 선녀를 데려왔단 말이지?"


"그렇다면, 나도 산으로 올라가겠네!
그리고 선녀탕에서 선녀를 기다리겠네!"


말릴 수 없는  까마구가 핵심을 얘기했다.
"이 사람아, 바지가 흘러내리면 도로아미타불이라네."


"이 사람아, 그런 걱정은 하지를 마라!
덩치로 버티어도 바지 두 개는 자신이 있다!"


산으로 올라간  영점일톤은 나무는 하나도 하지 않은 체


그대로 선녀탕에 풍덩 뛰어들었다.
눈이 빠지라 기다리고 있는데


드디어 선녀탕에 선녀가 나타났고
 영점일톤이도 잽싸게 바지로 고추부터 가렸다.


그리고는 선녀에게 울면서 하소연을 했다.
"예쁜 선녀님 노총각 영점일톤이랑 결혼해 주십시오!
결혼하면 분가하여 선녀님을 행복하게 해 드리겠습니다."


"우는 사내자식이 말은 많구나!
잔말 말고 오른손이나 놓아 보아라!"


 영점일톤은 당당하게 오른손을 놓았다
그러자 만족스럽지 못한 느낌을 받았던지
실망이 가득한 얼굴로 또다시 영점일톤에서 말했다.

"이번엔... 왼손을 놓아 보아라!"


자신 있게 왼손을 놓은  영점일톤
선녀의 말을 듣고는 깜짝 놀랐다.

"실망이다. 올라가야겠다!"


하늘로 올라가는 선녀를 보며
영점일톤은 발을 동동 구르며 소리쳤다.


"선녀님, 이유가 뭡니까요?
도대체 무엇 때문에 올라갑니까요?
 까마구보다 무엇이 모자란단 말입니까요?"

"잔말 말고 네 바지나 쳐다보아라!"


놀란  영점일톤이 아래를 내려다보니
바지가 흘러내려 발목에 걸려 있었다.



영점일톤은 하늘을 향해 소리쳤다.
"선녀님! 이건 뭔가 잘못 됐습니다요,
못 믿으시면 삼세판만 실험하고 올라가십시오!"


그러나 실망한 선녀는 삼세판이 아니라
단 한 번의 기회도 더 주지 않고 사라져버렸다.





그날의 일을 얘기라도 하는 듯
 영점일톤의 밥솥은 싸늘하게 식어 있었지만


불타는  까마구의 밥솥은 훨훨 불타며 꺼질 줄을 몰랐고


  매일 밤 뜨거운 방에서 들리는
 까마구의 요란한 깨 볶는 소리를


차가운 담장에 걸터앉아
밤마다 들어야 했던 불쌍한  영점일톤!


그러던 어느 날 한 통의 편지가 왔는데
편지를 보낸 사람은 하늘나라의 옥황상제였다.


"바지가 흘러내린  영점일톤이 그간 잘 지내고 있었는가?
소문에는  까마구의 깨 볶는 소리만 듣는다는데 맞는가?
네놈 고추의 힘이  까마구보다 세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까마구는 효도하는 따뜻한 마음이기에 고추를 세워 주었고
너, 영점일톤이란 놈은 부모를 버리고 분가를 하겠다고 했기에 내가 꺾어버렸다.
하지만 앞으로도 기회는 있을 것이니 마음가짐부터 곱게 해라! 알았나?  영점일톤이!"

편지를 읽은  영점일톤은 화가 머리 끝까지났다.
"뱃가죽 달라붙은 놈의 눈엔 빵밖에 안 보이듯이
장가 못 간 놈이 장가부터 가고 보자는 게 잘못됐습니까?"


"그래? 그렇다면, 네 방에 가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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