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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의 입대가 걱정 되는 이유. | 연예계 이야기 2007

민들레@ 2007. 11. 25. 15:18

<1박 2일><놀러와>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코요태의 리더 김종민의 입대 소식이 연예가를 들썩이게 했다. 최근 들어 버라이어티계에서 독특한 캐릭터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고, 유재석이나 강호동 옆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기 때문에 그의 입대 소식은 다소 충격적인 것이 사실이었다. 그 충격을 증명이나 하듯이 <1박 2일> 제작진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후속 섭외에 돌입했다는 기사까지 나왔다.

 

 

그러나 나는 김종민의 입대가 다른 쪽으로 걱정이 된다. 그가 자리를 비움으로 해서 어쩔 수 없이 또 한 번 벌어져야만 하는 패널의 편중 현상이 바로 그것이다.

 

 

 

 

버라이어티 패널, 그 얼굴이 그 얼굴

 

 

우리의 버라이어티 쇼가 지니고 있는 가장 고질적인 병폐는 바로 '인재가 없다' 는 것이다. 소위 빅4라고 불리는 신동엽, 유재석, 강호동, 김용만이 장악하고 있는 프로그램 수가 합쳐서 20개가 넘는다는 것은 버라이어티 세계가 지니고 있는 기형성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인데 MC군단의 세력 편중화보다 더욱 심각한 것이 바로 패널들의 집합이 편협하고 협소하다는 것이다.

 

 

빅4에 이경규, 이휘재, 김제동이 들어가면 이른바 MC군단의 최 상위층을 이루고 있는 '7대 MC'가 모두 모이게 되는데 이들과 일하고 있는 패널들은 신정환, 김구라, 노홍철, 하하, 정형돈, 김종민 등 채 10명도 안 되는 인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비교적 싼 몸값으로 MC군단보다 훨씬 많은 프로그램에 얼굴을 내밀고 있으며, '저비용 고효율' 이라는 측면에서 방송사들의 단골 패널들로 굳건히 자리하고 있다.

 

 

이들의 출연은 재미를 담보하는 동시에 시청자들에게 친숙함을 선사한다는 면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지만 일주일에 케이블까지 합쳐 무려 10개의 프로그램까지 소화하는 인물까지 있다는 사실은 본인에게나, 대중에게나 안타까운 '이미지 소비' 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방송사가 믿고 쓸 만한 패널들이 많지 않기에 벌어지는 이상하고도 기형적인 촌극이다.

 

 

이처럼 패널들이 부족하다는 것은 인재가 부족하다는 소리이고, 인재가 부족하다는 것은 인재 발굴이 제대로 선행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방송사는 언제나 개편철마다 "새로운 인재를 찾아내겠다." 며 당찬 포부를 밝히고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시청률이라는 벽에서 기존의 검증 받은 패널들을 찾는데에만 몰두하고 있다. 결국 버라이어티 쪽의 예능 라인이 인재 발굴을 포기함으로써 버라이어티를 이끌어 가는 인물들의 면면은 어느 순간 고정화, 고착화 되고 있다.

 

 

톱 MC군단만큼이나 프로그램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패널들은 더 이상 방송사가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버라이어티 쪽의 '역전의 용사' 들이며, 거대 권력화를 통해서 예능 라인을 좌지우지하는 하나의 큰 축으로 존재하고 있다. 버라이어티 라인은 결국 신동엽, 유재석 등을 위시한 톱 MC군단과 신정환, 김구라 등을 선봉장으로 한 톱 패널 군단으로 구성되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김종민까지 빠지면 대체 인력은?

 

 

이런 상황에서 1급 패널 중 한명인 김종민이 빠진다면 톱 패널 군단의 권력화는 더더욱 몇 몇 사람에게 집중될 수 밖에 없다. 이성진이나 천명훈 같은 인물의 공백을 비슷한 이미지의 김종민이 대체했던 것처럼 김종민의 빈자리는 또 다시 비슷한 이미지의 기존 인물로 대체되거나 신정환, 김구라, 노홍철 같은 고급 패널들로 메꾸어지게 될 것이다. 새로운 대체 인력을 찾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필연적으로 진행될 수 밖에 없는 수순이다.

 

 

<무한도전><황금어장> 의 여운혁 CP는 "섭외를 위해서는 프로그램을 의도적으로 만든다." 는 말을 통해 버라이어티 세계의 시청률 싸움이 이미 도를 넘어 섰음을 스스로 자인했다. 시청률 싸움이 치열해 질수록 프로그램의 포맷과 콘티는 대세를 따라가게 되어 있으며, 그 대세 속에서 기존의 MC군단과 패널군단은 더더욱 공고한 집단 권력화의 파워를 가질 수 밖에 없다.

 

 

이들의 움직임이 시청률을 좌지우지 하는 상황에서 섣불리 이들의 심기를 건드린다는 것은 방송사로서는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체 인력 개발에 소홀했던 방송사의 나태와 태만이 오히려 몇 몇 연예인들의 '권력화' 를 조장하고, 스스로를 위협하는 부메랑을 만들었다면 이 상황을 어찌 우습다하지 않을 수 있으랴.

 

 

과거 <놀러와> 는 노홍철이라는 신예를 발굴해서 방송계의 트렌드를 바꿔놨고, <무한도전> 은 하하를 재발견 해 톱 패널의 위치에 올려놨다. 이처럼 지금의 버라이어티 세계는 이름을 알려졌지만 아직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는 기존의 인물들을 재발견하거나 새로운 이미지와 얼굴을 지니고 있는 새로운 인물들을 발굴하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그 과정이 비록 혹독하고 차갑다 할지라도 새로운 인물의 등장은 트렌드의 흐름을 바꿀 수 밖에 없고, 결국 그런 움직임 하나하나가 버라이어티 쇼를 더욱 값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강호동이 말했던 것처럼 버라이어티 세계는 '총성없는 전쟁' 이다. 그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이미지와 새로운 형식의 새로운 인물을 발굴하는 것만큼 좋은 것이 없다. 과연 김종민의 빈자리를 각 방송사 예능 라인은 어떤 식으로 메꾸려 할 것인가. 한 가지 바라는 것이 있다면 식상할대로 식상한 기존의 대체 인력보다는 깎고 다듬어야 할, 그러나 가능성이 있는 신예의 모습을 보고 싶다는 것이다.

 

 

대중도 이제는 '새로운 얼굴' 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