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잇몸에 생긴 염증을 자칫 방치했을 경우 치주질환으로 악화되고 심지어는 췌장암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치주질환자 췌장암에 위험"
지난 1986년부터 지난 2002년까지 수행된 하버드 의대 미쳐드 박사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치주질환을 앓았던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무려 63%나 췌장암에 위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치주질환을 앓았던 사람의 경우 혈액 내에 염증을 유발하는 특정 단백질의 수치가 높게 나타났다며, 치주질환에 따른 염증이 췌장암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치주질환자에서 염증 표지자인 CRP라는 단백질 수치가 높았고, 발암물질로 알려진 니트로사민을 생산하는 구강 및 장내 유해세균이 다량 발견됐다고 밝혔다.
◇ 당뇨병 등 유발하는 췌장암
췌장암은 위암이나 대장암처럼 발병원인이 명확히 확립되지는 않았으나 흡연, 음주, 육류섭취 등이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췌장은 위의 뒤쪽에 있는 가늘고 긴 장기로 소화효소와 혈당조절에 사용되는 인슐린을 분비하는 기관이다. 따라서 췌장암이 발생하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해 당뇨병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췌장암은 발병율이 낮아 국내에서는 암발병 10위를 차지하는 질병이다. 정기적인 건강진단으로도 조기 진단이 어렵기 때문에 다른 기관까지 전이가 된 이후에 발견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일단 발견되더라도 완치가 어려워 암 중에서도 5번째로 사망률이 높다.
이 때문에 의학계에서는 췌장암 발병에 취약한 위험인자를 알아내는 것이 췌장암 발병 및 사망율을 낮추는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 치주질환과 췌장암 연관성 있을까?
치주질환자의 구강에서 발견된 니트로사민 생성 유해세균이 췌장암과의 연관성을 시사하고 있다. 니트로사민은 아질산염과 아미노산이 결합해 생기는 발암물질. 극미량으로 간암, 폐암 등을 발생시킬 정도로 독성이 강하다.
영남대학교 식품가공학과 한기동 교수는 "구강 및 위에서 생긴 니트로사민이 직접적인 접촉이 아니더라도 췌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치주질환을 유발하는 구강내 유해세균이 생산한 니트로사민이 췌장암을 유발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치주질환이 췌장암 발병의 한 요인으로 작용할 경우 대처방안은 무엇이 있을까. 잇몸에 염증이 생기면서 발생하는 것이 치주질환이므로 정기적으로 치석이 쌓이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췌장암의 주범으로 알려진 요소들을 생활 속에서 퇴치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김용태 교수는 "췌장암의 발병에 영향을 주는 흡연, 동물성지방 섭취, 과체중 등 환경적 요인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