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일상

나의 뱃속은 푸른초원

민들레@ 2011. 4. 25. 22:58

 

 

오늘 아침도 난 부지런히 식사준비를 한다.

밥을 안쳐놓고 반찬은 무얼 할꼬?

 

냉장고를 열어보니 어제 먹다남은 반찬들이

가지런히 오늘 아침을 기다리고 .

 

시골에 내려가면 언제나 날 반겨주는 나물들이 줄을 서서 나의 수청을 기다린다.

쌈싸름한 엄나무순이 제일먼저 나의 눈을 자극하네.

 

찌그러진 비닐바구니에 얌전하게 담겨진 엄나무순을

뜨거운물에 목욕을 시키니 푸른색으로 고운 옷을 입내그려.

 

시큼하게 초장도 만들어 놓고.. 초장을 손으로 쿡 찍어서 맛을 보니

온몸으로 전율이 찌르르르...엄청시구먼..역시 초장은 시큼해야 재맛.

 

부억에서 밥하는 재미중에 먼저 시식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파랗게 데쳐놓은 엄나무순을 초장에 찍어서

얼른 입에 넣고 맛을 보니..

언제 먹어도 그 맛은 일품요리..

 

조졸하지만 정성스러이 차려진 아침밥상위에

가지런히 자리잡은 식빵 두조각.

 

올엄니--니는 밥을 묵어야제 아침마다 빵을 묵노.

며느리--어머니 난 아침은 빵이 더 좋아요.

아   들--어머니 내비둬요..집에서도 늘 그렇게 먹어요.

 

올엄니--빵 두쪽먹고 아침요기가 되나?

며느리--그람요..지는 아침요기는 이걸루 충분해요.

아   들--배고프면 알아서 먹으니 신경쓰지말구 식사하세요.

 

올엄니--내사 아무리 그래도 밥을 묵어야 배가 부르드라..

며느리--엄니는 밥많이 드시고..지는 빵먹구 그람 되요 ㅎㅎㅎ.

 

영 못마땅하다는 표정으로 날 쳐다보시는우리어머님.

빵먹고 나물먹고..빵먹고 계란찜먹고..빵먹고 된장찌게먹고.

빵도 그냥먹으면 맛이없어요 ㅎㅎㅎ...반찬하고 같이 먹어야 제맛..

이렇게 빵두쪽을 다먹고 나면 밥상이 깨끗해 지거든요.

나물반찬을 전부 싹쓸이 해서 내 뱃속으로 곤두막질했으니.

끼니마다 나물반찬을 다 쓸어 먹는 날보고 나물귀신아고 놀리기 까지 한답니다.

 

시골살림 반찬은 없어도 나물좋아하는 며느리 때문에

나만 시댁에 갔다하면 나물준비하느라고 울 어머님손길이 바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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