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일상

생각나는 선생님.

민들레@ 2006. 5. 11. 23:29
지금도 고향에 가면 난 꼭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를 찾아간다.
예전에 비하면 너무도 잘 정돈된 길이면 학교주변들.
 
초등 4학년때 우리반 담임 권신일 선생님.
작은 키에 얼굴은 까무잡잡하고 몸은 약하여 말랐던 모습.
숙제안해가서 손바닥을 맞을때면 사정없이 때려서 얼마나 아프던지..
 
그런 무서운  선생님이 점심시간이면 늘 시키는 심부름이있었다.
학교앞 국밥집에 가서 국을 사오라고.
 
나 어릴적 학교앞 허름한 건물에 국밥 집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 도 장날이면 국밥 집이 문을 열고 장사를 한다.
 
그집이 개장국을 파는 집인줄은 몰랐지만 그집 앞을 지날때면
구수한 국냄새가 어린마음에도 많이 먹고싶었다.
 
커다란 가마솥에 푸성귀도 넣고 고추가루 풀어서 발갛게 국을 꿇일때면
가마솥 가득히 국이 넘쳐서 국자로 휘휘젔던 아주머니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생생하다.
 
그날도 여느날 처럼 학교가는 길에 보니 커다란 솥에 국이 하나가득 넘치고 있었는데.
 
점심시간이 되어서야 우리 담임 선생님의 호출.
작고 볼품없는 양은냄비 하나를  주면서 학교앞 국밥 집에 가서 국을 사오라는 선생님의 부탁.
 
가끔 하던 심부름이라 그날도 냄비에 국을 담아서 교무실로 가져가니
수고했다면 머리한번 스다듬어 주시던 그 선생님.
교무실에 가서는 늘 물어 보는말.
선생님 이국이 무슨국이에요?
그러면 씩 웃으면서 하시는 말씀 고기국이다... 하하하..
 
4학년 5학년을 그 선생님과 공부를하고..
지금도 초등 친구들과 모이면 그 선생님 이야기를 한담니다.
초등학교 졸업하고 한번도 뵌적은 없지만 늘 기억속에 남아있는 유일한 선생님.
마음은 있지만 찾아뵜는다는게 말처럼 쉽지가 않네요.
아직도 건강하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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