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작글

곤지김치!

민들레@ 2008. 11. 18. 22:36

 

 

 

 

곤지김치( 일명 무우말랭이)

 

 

 

으스름 겨울밤이 깊어갈 무렴

창호지 저너머로 들리는

칼도마 소리가

어두운밤 빈 하늘에 울려퍼진다.

 

똑똑똑..

시커먼 무쇠칼 끝으로

토막난 무우들이 우르르 우르르

곤두박질 하면서

먼지 풀풀거리는 장판위로

달음질친다.

 

알싸한 무우냄새가

방안가득 퍼질 떄 쯤이면

목마른 입안으로 무우한쪽 넣으면

출출한 밤참으로 고픈배를

체울수가 있었던 어린시절의 추억인걸.

 

밤하늘에 초승달에 졸음이 와서

반쪽눈 마저감고 잠이 들떄 쯤 이면

커다란 양푼이에 무우가 하나가득 담겨진다.

 

햇살좋은 초겨울 바람을 타고

얼면서 녹으면서

무우는 꼬들꼬들 하게 말라간다.

 

곤지김치!

내가 살던 곳에서는

무우말랭이 김치를 이렇게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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