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이 끝나고 나니
하늘에 검은 구름이 잔뜩.
드뎌
후드득 후드득 빗방울이 떨어지니
은근히 집에 돌아갈 일이 걱정.
무심한 우리엄마
학교까지 우산을 갔다가 줄리도 없고.
같은 방향으로 갈 친구와 비를 맞으면서
집으로 가기로 하고.
가방을 머리위에 올리고
우리는 죽어라 빗속을 해치고 달려갔지만
야속한 비는 조그만 우리들을 그냥두지 아니하고
교복속으로 해집고 들어와
우리의 가녀린 몸매를 사정없이
만천하에 들어나게 하던 날.
여름하복이 비에 젓으니
빵끗 핀 꽃봉오리같은 조그만 나의 가슴이
빗물에 젓어
교복위로 살짝 고개를 드내그려.
그때는 그모습이 왜 그리도 창피하고 부끄러운지.
비에 젓은 하복을 앞으로 당기라
머리위에 올려진 가방 챙기라
빗물에 무거워지 치마는
달릴때 마다
다리에 감기니
비오는 하교길 부끄럼 많던 조그만 여핵생의
모습이 새삼그리운 날!
꿈많고 철없던 그 시절
이제는 다시 돌아오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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