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으로 여름휴가를 가던날.
우리시댁은 그때만 해도 어머님의 권세가 하늘을 찌르던 시절.
도시가 아닌 시골이라
옷입는거에서 부터
모든 행동하나하나를 잘못하면 눈물이 핑돌게 야단을 맞던시절.
참 내가 생각해도 간도크지.
서울에서야 옷입는거 누구에게 간섭을 안받으니
시댁에 가서도 당연한것 처럼
한여름이라 더워서
미니홧밴츠에 소매없는 나시를 입고 나가니
울어머님 기가 막히는지
눈만 멀뚤멀뚱.
눈치빠른 사람같으면 얼른 갈아입어야 하는데
이넘의 눈치가 영 빵점이라.
태연하게 입고 마당에 나가니
아래 위 짝 보시더니.
어머님~니 이렇게 입고 어디갈려고 그라노?
며늘~날씨가 너무더워서요.
어머님~그 옷을 입은거가 벗은거가.
며늘~입은건데요.
어머님~얼른 들어가서 다른옷으로 갈아입어라.
며늘~여름옷이라 전부 짧은데요..ㅎㅎ 배실배실웃었더니.
어머님은 기가막히는지 대문밖으로는 나가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신다.
그날이후 서울에 올때까지
대문밖으로 안나가는 대신에
짧은 옷입고 여름휴가 시원하게 보내고 왔습니다.
그때는 형님이 어머님모시고 한집에 살던시절
우리형님은 조신하게 어머님말씀에 순종도 잘했는데.
울형님 내모습을 보더니
시원하고 좋으네 동서.
그 말에 형님도 여름이니 적당히 입으라고 했더니
난 그렇게 못입겠다고 ㅎㅎㅎ.
올신랑 옆에서 한숫가락 더 떠서
집에서도 그렇게 입고다닌다고..
그 말에
울 어머님 눈꼬리가 쌀짝 ㅎㅎ.
호랑이같은 어머님도
눈치없는 며늘이 때문에 맘고생 했을겁니다 .ㅎㅎ
그래도 그때가 참 좋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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