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일상

어버이날에 띄우는 편지.

민들레@ 2011. 5. 6. 16:23

우리아버지는 오늘도 요양원 어두침침한 병실에서

언제 꺼질지 모르는 생명줄을 잡고 자식들이 오기를 기다리겠지.

하루세끼 죽으로 버티어 오다가 오늘 부터는 콧줄을 달고 그 줄로 생명을 연장한다.

관을 통하여 흘려 내리는 생명수같은 영양식.

그 줄이 살아있음을 말해준다.

매 끼니마다 줄을 통하여 음식을 공급받는다.

입으로 먹던 죽을 싸리가 자꾸 걸린다는 의사의 진단이 떨어지고 난후.

그 줄마저 달지 안하면 밥을 먹을수가 없기에..

밥을 안먹으면 어찌 되겠는가.

생각만 하여도 끔찍한 일이지만 살아있기에 오늘부터 유동식을 먹는다.

맛도 모르고 느낌도 없이

그저 줄을 타고 흘려내려서 위장까지 가기만 하면 생명은 숨을 쉬고 있기 때문에.

살아있다고 해서 삶이 아니요..죽음도 아닌..요양병원의 생활.

병원에 가서 보면 너무 불쌍해서..말을 하면 알아는 듣기에 고개를 끄덕이고 눈커풀을 들썩이는 아버지의 그 모습이 왠지 가슴을 아프게 한다.

내일은 병원에 가봐야겠다..

어떤 모습으로 이 자식을 대할지..자주 오라고 자주 오라고 느낌으로 이야기를 하는 그 모습이 눈에 아른거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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