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작글

팔공산의 가을

민들레@ 2006. 10. 20. 15:43

팔공산의 가을

 

부처의 숨결이 들리는

석벽 사이사이로

옹기종기 가을이 물들어간다.

 

고뇌의 무거운 짐을

바리바리 이고지고

돌길따라 흙길따라

남겨진 자욱에는 우리의 삶이

고스란히 묻어있는길.

 

바람결에 들리는 풍경소리

정겨운 듯 귓전을 맴돈다.

 

노부부의 작은 보통이 안에는

무엇이 들었을까?

 

양초한자루에 살 한줌이

부처님전에 올리는 공양이겠지.

 

팔공산의 가을은

둔탁한 목탁소리에 물들어가고

헐떡이면 산을 오르는

불자들의 발자욱에서

가을은 가을은 익어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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