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의 가을
부처의 숨결이 들리는
석벽 사이사이로
옹기종기 가을이 물들어간다.
고뇌의 무거운 짐을
바리바리 이고지고
돌길따라 흙길따라
남겨진 자욱에는 우리의 삶이
고스란히 묻어있는길.
바람결에 들리는 풍경소리
정겨운 듯 귓전을 맴돈다.
노부부의 작은 보통이 안에는
무엇이 들었을까?
양초한자루에 살 한줌이
부처님전에 올리는 공양이겠지.
팔공산의 가을은
둔탁한 목탁소리에 물들어가고
헐떡이면 산을 오르는
불자들의 발자욱에서
가을은 가을은 익어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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