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들의 가을노래.
한점바람이 숲속을 헤짐고 다닐때면
웅성거리는 갈대들의 부르짓음이
골깊은 산속을 누비고 지나가는 날이면
수줍은 처녀들의 마음인듯 우수수 바람소리에 놀라
옷짓을 여미는 그들의 모습이 참으로
이 가을을 더욱 행복으로 물들게한다.
사랑하는 님의 허리를 부등겨 안고
엉키듯 서로의 몸을 비비면서
한순간 한순간 이어지는 갈대들의 몸동작은
풋사랑 처녀들의 붉그래 달아오른
하얀속살 보일듯 말듯
치마허리 감싸안고 저만치 달아난다.
가을날 짧은햇살이 온몸을 달구지만
그또한 부끄러워 살포시 몸을 숨기고
산허리 돌아서서 님오길 기다리는
그 마음을 어이알꼬.
명주실같은 뿌연머리털
하늘가득히 날리면서
지난시간을 돌아보고 또 돌아보니
뜨거움에 갈증을 풀어주던
지난시간들이 아련한 추억으로 밀려와서
가슴한켠에 자리잡는다.
갈대들은 노래한다.
듣는이 없어도 노래를 부른다.
가슴으로 몸으로 이 가을을 노래한다
정녕 사랑했던 그사람
영원히 사랑하고픈 이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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