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광목 이불호청.
광목 이불호청의 매력은 풀을 빳빳하게 해서 만지면 바스락 바스락 소리가 날 정도로 뻣뻣해야 그게 매력인것같습니다.
빨면빨수록 그 빛깔이 하얀색으로 나오는게 광목 천이란걸 어린시절에는 몰랐지만
지금 나이들어서 생각하니 그 광목이란 천이 요즘 말하는 웰빙시대에 순수한 천연소재인 면이란걸 알았습니다.
그당시 빨래비누는...검은 색으로 기억을 하고있다..냄새도 심하게 나던기억이..
그 비누가 때가 잘빠진다고 늘 그비누만 사서 쓴 기억이 새롭다...
빨아서는 �가 잘 빠지지 않는다고 그당시 잿물이라는 하얀덩어리를 물에다가 풀어서
거기에 광목 이불호청을 넣고 장작불에 삶아서 물에 잘 행구어서 ..하루밤 비누냄새 빠지라고 밤새 물에담구어 두었다가
다음날 햇살좋은날.. 마당 빨래줄에 널어놓으면그 빛갈이 너무도 고왔습니다...하얀색으로 눈이부실정도로..
가을날 높고 푸른 하늘에 잠자리가 날때면 이불호청에 살그머니 않아있는 잠자리를 수없이 많이도 잡았던 그시절.
엄마는 그렇게 널어놓은 이불호청이 가을바람에 살랑살랑 말라갈때쯤
먹고남은 밥덩이를 깨끗이 행구어서 풀자루에 넣고 손으로 주물럭거리면 자루사이를 비집고 풀물들이 하얀게
쏟아져 나와 어느사이 대야 한가득 하얀풀물들이 엄마손에서 춤을 춥니다.
풀자루를 이리저리 주물럭 거릴때마다 미끈거리는 밥물들이 하얀거품을 토하면서
이리저리 출렁일때면 어느사이 햇살에 이불호청은 말라서 풀물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만지면 아직은 축축한 이불호청을 풀물속에 담고 열심히 엄마는 손목에 힘을 주고 이 풀물들이 골고루 골고루
이불호청속에 들�쯤이면 양쪽으로 이불을 잡고 손목이 아프로록 호청을 꼭짜서 빨래줄에 널어놓고
다 마르기만을 기다릴때면..가을날 텃밭에서 따온 옥수수로 허기진 배를 채워주곤 했습니다.
식구들이 많으니 이불호청을 세탁할때면 이틀정도는 호청없는 이불을 덥고자야했던 그시절.
요즘이야 물자가 흔하지만 그때만해도 천이 귀하던 시절이라 넉넉하게 이불호청을 만들어 놓고 사용할수가 없었지요.
이렇게 정성을 들여서 만들어진 광목이불호청!
추운겨울 잠자리에 들면 뻣뻣한 이불호청이 너무도 싫었지요.
살결에 닿으면 차가움이 온몸을 타고 냉기가 돌았지만 그 추운 겨울날 우리들의 겨울을 지켜주던 추억서린 광목이불호청.
엄마의 손길이 ..자식들 따스하게 자라고 그 추운 겨울날 언손을 녹이면서 풀물을 먹이던 나의 어머니!
서리서리 한많은 그시절 층층시하 어른들 속에서도 겨울이 다가오면 제일먼저 겨울채비로 이불호청을 섹탁하셨던 울엄마.
지금은 너무도 편안하게 모든 빨래는 섹탁기가 해주고 부드럽고 가벼운 천들이 많아서
너무도 편안하게 생활할수있는 지금의 "나"
편안하고 좋은 것만 생각하고 찾는 요즘의 시대...그옛날 우리 어머니들은 이렇게 살면서
그 어려움 속에서도 삶에 기쁨을 누리면서 살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엄마를 그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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