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시 눈을 감고
벌름거리는 코를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목구멍을 활짝 열어
떨떠름한 맛이
온몸을 타고 흐르니
밤새 숨숙이고 있던 온몸 곳곳이
풍랑에 힘쓸리 듯
풀향기 맛에 취하여 흐느적 거리네.
난 이시간이 너무 좋타!
스물스물 붉은 빛으로 변해가는
찻잔속의 물색깔에 한번취하고.
손 가득히 느끼는 찻잔의 뜨거움에 두번취하고.
목구멍을 넘어갈때 느끼는
그 떨떠름한 맛에 세번을 취한다.
홍차를 무슨 맛으로 마시냐는 물음에
난 이렇게 대답한다.
나도 몰라
목구멍을 싸하게 만드는 홍차를 왜 좋아하는지.
으스름새벽
홍차향기에 취하는 시간이 난 너무좋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