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작글

베틀노래

민들레@ 2007. 7. 16. 14:55

베틀의노래

 

철퍼덕 철퍼덕!

날줄과 씨줄의 움직임속에

부지런히 움직이는 북과 바디의 조하로움이

한줄한줄 쌓여서

힘겨움게 한푹의 그림을 완성한다.

 

구부러진 노인의 발위에

무겁게 걸머진 끌신이

늦은밤 호롱불에 잠꼬대를 한다.

 

여명이 찾아오기에는

너무도 깊은 밤중이지만

졸음과 싸우면서

부지런히 움직이는 용두머리는

꾸벅꾸벅 말없이 새벽을 달린다.

 

창호지 너머로 비치는 아낙의 모습에

맘 설레이는 낭군님의  가슴속 떨림이

베틀까지 전해져 오지만

숨죽이고 열심히 바디를 땅긴다.

 

새벽닭 울음이 먼동을 재촉하니

무거운 몸 들처안고

베틀을 나서는 아낙의 걸음걸이가

건너방 어스름 불빛속으로

미끄러지듯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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