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작글

아버지의모습

민들레@ 2007. 7. 28. 09:33

오랜만에 보는 친정아버지!

딸자식도 자식이라고 늘 마음은 쓰이지만 자주 찾아가지 못하는 마음 죄송할 뿐.

 

이제는 나이들어 80줄을 넘겼으니.

�어서 그렇게도 무섭던 아버지..

이제는 이빨빠진 호랑이..우리집에 호랑이가 세마리라고 늘 말씀하시던 아버지.

아버지 ..작은 아버지..나..

한집에 호랑이가 세마리가 있으니 얼마나 든든하냐고 하시던 아버지..

그 아버지가 이제는 이빨이 다삐진 호랑이가 되었으니.

 

저녁을 드신후..

큰딸 이름을 부르면서 하시는 말씀.

맥주한잔 하자고..

너도 한잔 마셔라 하면서 컵 가득히 맥주를 따라주신다.

우리 부녀는 만나면 이렇게 맥주잔을 기울입니다.

주거니 받거니...한잔 두잔..

나보다 술이 더 센 울아부지..맥주는  술도 아니라고 하면서 두어잔 가벼게 마신다..

 

�어서도 안마신맥주를 왜 마시느냐고 물었더니..

틀이 �문이란다..

불편한 틀니때문에 밥을 먹으면 잇몸사이로 밥알이 끼어서 잊몸이 아프다고..

그래서 밥은 적당히먹고..

슬슬 잘 너머가는 맥주를 한두잔 마신다고 ..

난 그 말을 든는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난 그것도 모르고 맥주가 좋아서 마시는줄알고

같이 신나게 마신 나 자신이 이렇게 부끄러울수가 ..

그 말을 든는 순간 가슴 저 깊은 곳에서 뭉쿨하고 뜨거움이 온몸을 타고 흘렸습니다.

 

난 역시 철부지 딸이구나.

노인의 저 깊은 마음을 알지도 못하고 그저 즐기고 마셨으니..

철퍼덕 거리는 아버지의 틀니를 보면서

이 딸은 조금씩 철이 들어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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