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일상

어느사이 12월

민들레@ 2015. 12. 8. 12:15

        내 삶을 뒤돌아 보니 신혼시절은 봄이요. 어떤 옷을 입어도 어떤 음식을 먹어도 거침없이 흘려가는 장맛비도 두려움이 없었으니. 늘 마음은 화사한 벗꽃처럼 빵끗빵끗 웃기만.. 아이낳고 기르면서 정신없이 보낸 시간들 자고나면 쌓이는 빨래들 과의 전쟁. 외출한번 하자면 분유통에 물통에 내 작은 어깨는 힘든줄도 모르고 뜨건 여름태양도 거뜬하게 넘어왔지. 그러다가 뒤돌아 보니 아이들은 흘쩍자라 대학교를 다니니 두아이 등록금내는 날은 왜 그리 빨리 다가오던지. 은행통장을 손에들고 밤새 궁리하고 또 궁리해도 작은 나의 뇌는 끝내 답을 주지못하고 흘쩍 날이 새기를 여러번.. 만산홍엽 붉게 물이 들었지만 그 또한 내눈에 들어오지 못하던 그 시절이 나에게는 가을날 같은 시간. 사계절이 돌고돌기를 여러 해. 짝들을 찾아서 날아간 자식들이 또 다른 둥지를 틀고 자식을 낳아서 부모품에 안겨줄때는 머리에 하얀 서리내리고 마디마디 삐그덕 거리는 소음에 기름칠을 해도 훗날리는 눈빨이 시리기만 한 지금의 이 자리에서 지나온 시간들이 있기에 오늘의 소중함을 몸으로 느낍니다. 살아온 시간만큼 앞으로 또 살아가야 하는 소중한 시간들. 내 삶에 또 다른 기쁨을 준 그대들이 있어 참으로 소중하고 복된 한해를 보내온것 같습니다. 지금의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기면서 내 살아온 지난 시간들을 뒤돌아 봅니다. 보내는 시간은 소중히. 다가오는 시간은 소망을 가지고. 2015년 12월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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