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의 놋요강사랑.
우리 시댁에 가면 아직도 눗요강이 하나있다..
우리 어머님이 애지중지 귀하게 여기는 요강.
우물가 한모통이를 떡하니 차지하고 자기의 맡은바 임무를 잘 감당하면서
오늘도 시골 우물가 한모통이를 지키면서 늘 사랑을 받고산다.
놋요강이라서 색갈이 누렇게 변하여 아무리 닦아도 반짝거리는 빛을 발하지는 안한다.
아버님 살아생전에는 밤이면 밤마다 안방윗묵에 자리를 차지하고
긴긴밤 문틈으로 들어오는 달빛을 벗삼아서 홀로 긴밤을 새우던 그시절
아버님의 기침소리가 들려올때면 한밤중에 요강에다가 볼일을 보는 소리가 들릴정도로
창호지를 바른 문틈으로 안방의 기척소리가 들리곤했지.
내가 시집을 갔을때는 화장실이 마당에 있었기 떄문에 밤이면 화장실 가는게
나에게는 너무도 큰고통이 였다.
한밤중에 화장실을 가자니 무섭고해서 참다가 참다가 신랑을 깨워서 화장실을 다녀온 뒤로는
우라가 자는방에도 밤이면 어머님이 요강을 들어놓아주셨다.
밤에 화장실 가지말고 여기에다가 볼일을 보라고..
아무리 급해도 요강에 볼일을 도저히 못보고 밤마다 어머님 몰래 신랑을 꺠워서 다니곤 했지..
요강에 볼일을 보면 소리가 들려서 그게 너무 싫었으니.
우리어머님은 지금도 요강을 사용하신다.
밤이면 우물가에 있는 요강을 물로 씻어서 마루에 갔다가 놓으신다.
그리고 한마디 하신다..
너도 밤에 화장실 가지말고 여기다가 보라고 하신다.
어머님의 사랑을 듬북받는 요강.
오늘도 수도가 한모통이에서 밤을 기다리면서 자기의 본분을 다하고 있는
어머님의 놋요강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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