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작글

바람도 쉬어가는 청량사절.

민들레@ 2010. 4. 13. 17:00

한뻠 팔을 뻣으니

손에 잡힐 듯 눈이 시리도록 파란하늘이

눈 가득히 들어와

바람부는 절마당에 봄을 전해준다.

 

노스님의 손을 잡은 어린동자님

해맑은 얼굴가득 피어나는 아지랑이

먹물속에 묻어나는 평안함으로

절간마당 곳곳을 뛰어다닌다.

 

추녀끝 인경 소스라쳐 우니

놀란 산까마귀 푸드득 날개짓 하다가

대웅전 넓은 뜰을 휘휘감돌아서

슬며시 추녀끝에 몸을 뉘이네.

 

댓돌 위 가지런한 하얀고무신

인생사 희노애락 외로운 여정길에

스님의 벗이 되어 동행하리라.

 

석산을 평풍삼아 바람을 막고

흐르는 개울물로 목한번 축이고

삼천배 보살님의 땀방울 속에

오늘도 저무는 해가 청량산을 건너가네.

 

(4월11일 청량산을 다녀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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