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밭에 내리는 초록비. 마음밭에 내리는 초록비 글/ 연우. 희뿌연 새벽공기 저너머로 싸하게 밀려드는 가을날 새벽운무들이 갈바람과 합게 조용히 창가를 스친다. 덜거덩 거리는 문틈사이로 빠꼼히 보이는 새벽하늘 손을 들어 만져보니 한줌 나의 손안에서 너울거리면 마음을 적시는 초록비라네. 아! 이 새벽 한잔의 진한 커.. ○ 자작글 2010.10.13
엄마가 생각이 나면 나이가 들어도 친정엄마의 그리움이 가끔씩 되살아 남니다. 여름이면 특히 칼국수를 만들어서 별미로 먹여주시던 어머니. 밀가루에 콩가루조금넣고 되직하게 반죽을 해서 양손으로 열심히 반죽을 치대어서 커다란 국수판에 국수를 올려놓고 국수방망이로 밀면 국수가 보름달처럼 둥굴게 둥굴게 커.. ○ 자작글 2010.09.14
천지에 피는 안개꽃 천지에 피는 안개꽃 천문봉 산허리 휘몰아 감도니 나그네 옷자락에 휘감기는 안개꽃이여. 한뻠 손을 뻣쳐 하늘을 가려보지만 천지물에 비친 낮달 단잠에 빠져있다. 푸른물 넘실넘실 내 발길 붙잡으나 가야할 길목이 저만큼이라 가쁜숨 몰아쉬면 바라본 그곳에는 내 그림자 길게 천지속을 맴돈다. ○ 자작글 2010.07.02
바람도 쉬어가는 청량사절. 한뻠 팔을 뻣으니 손에 잡힐 듯 눈이 시리도록 파란하늘이 눈 가득히 들어와 바람부는 절마당에 봄을 전해준다. 노스님의 손을 잡은 어린동자님 해맑은 얼굴가득 피어나는 아지랑이 먹물속에 묻어나는 평안함으로 절간마당 곳곳을 뛰어다닌다. 추녀끝 인경 소스라쳐 우니 놀란 산까마귀 푸드득 날개.. ○ 자작글 2010.04.13
쑥 뜯어서 저녁에. 봄햇살이 너무도 뜨거운날 비닐봉투하나 달랑들고 가까운 곳에 봄나물이있나 나가보니 뚝방에 쑥들이 빠꼼히 고개를 내밀고 올라오고있다. 바람은 불어도 햇살이 너무 뜨거워서 음지를 찾아다니면서 쑥도뜯고 냉이도 보여서 뜯고 양지쪽에는 민들레도 빠꼼히 나와서 봄바람에 잎파리를 팔랑이고 있.. ○ 자작글 2010.04.03
동행. 동행. 혼자가 아닌 둘이기에 난 외롭지가 않습니다. 손 내밀면 금방이라도 잡아 줄것만 같은 당신이 있어 언제나 든든합니다. 홀로 가는 길이 아니기에 내 발자욱 가는 곳에 늘 그림자 처럼 같이 동행하는 당신이 있어 얼마나 행복한지 모릅니다. 한마음 둘이 되어 맞잡은 그손에서 느끼는 따스함을 당.. ○ 자작글 2010.03.15
버들강아지 나무에 봄이. 오동통한 버들강아지가 추운 봄바람에 바시시 바시시 떨고있다. 겨우네 목마름으로 갈증을 느낀 갈색나무줄기가 눈에 띄게 푸르름으로 변하고. 송알송알 옹기종기 마른가지에 매달려있는 버들강아지들의 나들이가 춘삼월 봄바람에 솜털이 나부낀다. 강바람에 푸드덕 물줄기를 차고 나가는 오리가족.. ○ 자작글 2010.03.04
해녀의 삶. 해녀의 삶 넘실넘실 파도가 금방이라도 집어 삼킬듯 풍덩풍덩 두렁박이 곤두박질을 한다. 바다를 잠재우는 소리인듯 숨찬 해녀들의 휘파람 소리가 검은 파도 속으로 슬그머니 자취를 감춘다. 검은 오리발이 뒤뚱 뒤뚱 물살을 가를 때 마다 해녀의 손에 잡혀온 성게 한마리가 무거운듯 허리춤에 찬 좀.. ○ 자작글 2010.02.07
양은 도시락의 합창소리 양은 도시락의 합창소리 달그락 달그락 빈도시락에서 들리는 합창소리가 어둠이 내리는 하교길에 길동무를 한다. 하루종일 갈탄 냄새가 풍기는 난로위에서 뜨거움도 무름쓰고 알알이 뭉쳐있는 밥알들을 온몸으로 데펴주는 사각의 양은도시락이 오늘따라 더욱 거세게 나의 허리춤을 파고든다. 책가.. ○ 자작글 2009.12.21
갈대들의 겨우살이. 하얀솜털이 몸부림을 친다. 가늘고 긴 몸뚱이가 너무 앙상하여 만지면 부서질까 선듯 다가서지 못하고 허공중에 흐트러지는 너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오. 초가을 미풍에 날리는 너의 짧은 머리카락이 햇살을 받아서 반짝 반짝 눈부시게 내 마음을 비추이고 있구나. 가벼운 깃털로 이 겨울.. ○ 자작글 2009.11.26